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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와사키 병이란? 둘째아이 가와사키 투병기

by blackonion 2024. 3. 20.

앞 포스팅에서 가와사키병에 대해서 알아보았는데요, 저희 둘째가 가와사키로 고생할 때 알아보니 의외로 어린아이들 중 가와사키를 앓는 아이들이 많았습니다. 

 

가와사키 병의 예후나 치료과정이 어떤지 궁금하시다면 저희 둘째 이야기가 도움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저희 아이는 2022년 7월, 생후 5개월에 가와사키병에 걸리게 되었습니다. 

2022년 7월, 둘째 생후 5개월 어느날

 Day 1: 약간의 미열(37.4)과 목 부음 증상

당시 첫째가 고열을 동반한 편도염을 앓고 있었고, 첫째가 고열이 난 지 만 하루만에 저녁부터 둘째도 미열이 나기 시작하여 동네 소아과에 내원하게 되었습니다. 목이 부었으며 첫째처럼 편도염이 왔을 확률이 높다고 해 약을 받아 왔습니다. 

 

Day 2 : 고열 (38.5이상), 해열제로 잘 잡히지 않음

전날 다녀온 소아과에서 편도염은 고열을 동반되고 해열제로 열이 한번에 잡히지 않을 확률이 크므로, 컨디션만 나쁘지 않으면 된다고 알려주셨습니다. 예상대로 고열이 나기 시작했고, 첫째는 이미 점점 열이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어서 둘째도 이렇게 지나가겠지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봐도 너무 열이 안잡혀서 다녀왔던 소아과를 다시 가게 되었는데 '먹지 못할 정도로 쳐지지 않으면 지켜보면 될 것이다' 고 돌려보내셨습니다. 아마 육안상 큰 이상이 없었다는 뜻이겠지요. 

그래서 이 날도 그냥 지나갑니다. 수유량은 평소에 비해 10%정도 부족하였지만 크게 못먹지는 않아서 곧 회복하겠지 하였습니다. 

Day 3 : 고열(38.5이상), 해열제로 잘 잡히지 않으며 먹지 못하고 축 처짐

아이의 이상 증세가 확연히 보이기 시작합니다. 저희 둘째는 이즈음 하루에 분유를 800cc 가까이 먹었는데, 정오가 지나도록 100cc를 먹지 못하고 계속 잠만 자려 합니다.

그리고 열은 39도를 찍기 시작하고 해열제를 투여하여도 체온이 전혀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규모가 좀 더 큰 아동병원으로 향합니다. 아동병원에 갔더니 목이 살짝 붓긴 하였으나 이 정도 고열이 날 정도로 붓지 않았으니 당장 입원을 권유하였습니다. 

너무 당황스러워 입원 준비를 하고, 첫째를 어른께 맡기고 입원절차를 밟으니 저녁시간이 훌쩍 지났습니다. 입원실에 들어갈 당시 저희 둘째는 열이 40도까지 올랐습니다. 

입원하자마자 해열제와 소염제 등을 링거로 투여합니다. 열이 금방 잡히고 아이는 식은땀을 흘리며 계속 잠만 잡니다. 

이 날 아이는 분유를 거의 먹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입원하며 영양 수액을 맞고 있어 먹지 않아도 큰 문제가 없을거라고 간호사선생님이 말씀하셨습니다 .

 

Day 4: 열이 내렸으나 높은 염증수치, 가와사키 의심

아이는 링거로 약물을 투여하자마자 열이 내렸습니다. 그래서 곧 퇴원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였습니다만, 회진을 오신 의사선생님은 표정이 좋지 않으십니다. 아이의 정상 염증수치가 0.5인데 저희 둘째는 30배가 넘는다 합니다. 

그리고 그날 저녁 갑자기 간호사 선생님께서 아이의 BCG 자국을 확인합니다. BCG 자국은 가와사키 병과 관련이 되어있음을 이미 알고 있었습니다. 가와사키 병에 대해 어렴풋이 알고 있던 저는 보통 일이 아님을 예감합니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가와사키병에 대해 알아보고, 대학 병원으로 전원해야 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밤부터 아이의 BCG 자국이 붉게 변하였고, 눈이 충혈되었습니다. 모두 이유없는 고열과 더불어 가와사키병의 증상에 해당합니다. 아이는 계속 잠만 자려 하고, 일어나면 계속 웁니다. 많이 아파 보였습니다.

 

가와사키 병의 대표 증상은 지난 포스팅에서 다루었으니 아래 링크를 참고하시면 도움이 되겠습니다. 

 

가와사키병이란?

 

Day 5:  계속되는 고열

의사선생님께서 아침 일찍 오셔서 가와사키 병이 의심되니 소염제 및 해열제 등을 투여하지 않고 체온 흐름을 지켜보겠다 합니다. 그 외에는 별다른 조치는 취해지지 않았습니다. 

소염제를 투여하지 않자 아이는 다시 고열이 나기 시작합니다. 가와사키 병을 거의 확신한 상태에서 그날 밤 물수건으로 아이의 몸을 내내 닦아줍니다. 체온을 떨어트리기에는 역부족입니다. 

이 날 저녁부터 아이 몸에 붉은 발진이 올라오기 시작합니다. 발진 역시 가와사키병의 증상 중 하나입니다.

 

Day 6: 대학병원 전원

가와사키 병으로 진단을 내리고, 아이가 워낙 어려 인근 대학병원으로 전원을 희망하였습니다. 담당의께서 소견서 등을 자세하게 써 주셔서 바리바리 챙겨들고 인근 대학병원 소아응급실로 향합니다. 

 

대학병원 입원시 아이는 다시 한 번 피검사 등을 진행하게 됩니다. 이 날 아이는 염증수치는 정상범위로 돌아왔으나 간수치가 매우 높아졌습니다. 혈관내 염증이 여기 저기를 공격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와 동시에 심장수치가 좋지 않아 바로 가와사키병 치료를 위한 면역 글로불린제를 투여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의료진은 저희 둘째가 아마 첫째에게 편도염을 옮았을 것이고, 면역 체계가 과도하게 반응하여 가와사키병이 왔을수도 있다고 설명하였습니다. 가와사키는 항생제 등으로는 치료가 불가하고 보통 스테로이드제에 반응하게 되는데, 그래서 소염제를 투여하였을 때 체온이 정상으로 돌아왔던 것입니다. 

글로불린을 맞으면서도 저희 아이는 내내 잠만 자려 했고, 드디어 체온이 점점 떨어지기 시작합니다. 

 

Day 7: 글로불린 투여 후 체온 정상 회복

글로불린을 투여하며 아이의 열은 정상으로 돌아왔습니다. 글로불린 투여 이후 48시간 동안 열(38도 이상)이 오르지 않으면 퇴원조치 됩니다. 다행히 아이는 더 이상 열이 나지 않아 퇴원조치 되었고, 후유증을 막기 위해 아스피린을 두 달 가량 처방받았습니다. 아스피린은 피를 묽게 하기 때문에 지혈이 잘 되지 않을 수 있는데, 따라서 투약기간 동안 멍과 상처를 조심하라는 당부를 듣고 퇴원합니다. 

 

퇴원 이후 3개월, 6개월 그리고 1년 후 심장 초음파를 확인하여 가와사키병의 후유증 여부를 판단하였습니다. 발병 후 1년이 되던 때 후유증이 없음을 확인하고 완치 판정을 받았습니다. 이후 아이는 여지껏 큰 일 없이 잘 자라고 있습니다.  

 

2년 전의 일인데 어제 일 처럼 생생하게 기억날 정도로 이 때는 너무 패닉이었고, 끔찍하였답니다. 그러나 재빨리 조치가 취해지면 큰 문제 없이 잘 지나갈 일이라는 걸 지나고서는 알게 되었고, 알려드리고 싶어 긴 포스팅을 남기게 되었습니다.  

 

원인을 알수없는 고열에 갑자기 아이가 시달리게 되면 부모님은 너무나 걱정이 됩니다. 가와사키라는 병이 이름은 생소하지만 막상 주변을 둘러보면 의외로 걸려 고생하는 아이들이 많습니다. 저희 둘째의 이야기가 가와사키로 걱정하는 부모님께 도움이 조금이나마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포스팅을 마무리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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